코로나 시절 사무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던 기억
창문 밖 도로를 봐도 차가 별로 없었습니다. 평일 아침인데도 일요일처럼 한산했습니다. 그 무렵은 코로나 이야기가 하루 종일 뉴스에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처음에는 잠깐 지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무실 분위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라졌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부터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손님들이 들어오면 가볍게 인사하고, 익숙한 분들은 웃으며 손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시절에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행동이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먼저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입구에 놓인 손 소독제를 찾았습니다.
상담실에 앉을 때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었습니다. 의자를 조금 멀리 놓고 앉는 분도 있었고, 말할 때도 목소리를 낮추는 분이 많았습니다. 마스크 때문에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눈빛만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 눈빛에 걱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상담 내용도 자연스럽게 바뀌었습니다
성장기 학생 부모님들도 예전과는 다른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이전에는 아이 자세나 키, 생활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에는 학교가 어떻게 될지, 학원이 계속 열릴지, 아이가 집에만 있어도 괜찮을지 같은 이야기가 앞에 나왔습니다.
누구도 정확한 답을 알 수 없던 때였습니다. 저 역시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냥 조심하고, 서로 불편하지 않게 거리를 두고, 가능한 만큼 생활 리듬을 잃지 않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나눴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앞서 정리했던 “성장기 학생들을 보며 생활 리듬이 중요하다고 느낀 이유”에서도 비슷하게 느꼈던 부분입니다.
아이들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사무실에 들어오면 가방을 내려놓고 장난스럽게 앉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는 문 앞에서 잠깐 멈칫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어른들이 조심스러워하니 아이들도 그 공기를 그대로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점심시간 거리도 낯설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점심시간이 되면 근처 식당들이 꽤 북적였습니다. 카페에서도 사람들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골목에는 배달 오토바이 소리와 사람들 목소리가 섞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거리가 조용해졌습니다. 식당 안은 한산했고, 카페 의자도 띄엄띄엄 놓여 있었습니다. 창밖으로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서로 조금씩 거리를 두고 지나갔습니다. 비가 오는 날보다 더 조용하게 느껴지는 오후도 있었습니다.
사무실 안에서도 차를 나눠 마시는 분위기가 많이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상담 끝나고 따뜻한 차 한 잔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는 컵 하나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웠습니다. 별것 아닌 일상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공간보다 마음이 더 많이 바뀌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금방 괜찮아질 줄 알았습니다. 며칠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예약을 미루는 분들이 생겼고, 밖에 나오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어도 문이 거의 열리지 않는 날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괜히 책상 위를 정리하고, 손 소독제 위치를 다시 보고,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 했습니다. 조용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당연하지 않은 일이었는지 알게 됐습니다.
카이로프랙틱 관리나 생활습관 상담을 오래 해오면서 몸의 흐름을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절에는 사람들의 마음 흐름이 먼저 보였습니다. 늘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들도 조심스러워졌고, 평범한 인사 한마디도 예전보다 조심스럽게 오갔습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조용한 기억
시간이 지나 거리에는 다시 사람들이 많아졌고, 사무실에도 예전 같은 소리가 돌아왔습니다.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 복도에서 들리는 발걸음, 상담 중에 오가는 웃음소리도 다시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래도 가끔 조용한 오후에 창밖을 바라보면 그 시절의 공기가 떠오릅니다. 마스크를 만지며 들어오던 사람들, 띄엄띄엄 놓인 카페 의자, 언제 끝날지 몰라 서로 눈치 보던 눈빛들이 생각납니다.
코로나 시절 사무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던 기억은 단순히 조용했던 공간의 기억이 아닙니다. 당연하게 여기던 만남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얼마나 큰 일상이었는지 알게 해준 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때의 조용한 복도와 빈 의자는 아직도 오래된 사진처럼 마음 한쪽에 걸려 있습니다.
함께 보면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