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자세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
예전의 저는 자세가 나쁘면 몸이 바로 알려줄 줄 알았습니다. 허리가 아프거나 어깨가 불편하면 그때 알게 되는 줄 알았고, 별다른 느낌이 없으면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의자에 앉아 일을 하다가 우연히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고개는 생각보다 앞으로 나와 있었고, 어깨는 안으로 둥글게 말려 있었습니다. 보기에는 분명 편한 자세가 아닌데, 정작 저는 그 상태를 전혀 이상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잠깐 그렇게 앉아 있었던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런 모습이 그날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꽤 자주, 꽤 오래 그렇게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몸이 불편하다고 크게 말해주지 않으니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잘못된 자세를 못 느끼는 것도 하나의 습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익숙해지면 이상한 것도 평범해집니다
사람은 자꾸 반복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자세도 비슷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구부정하면 금방 알아차릴 줄 알았는데, 계속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으니 어느 순간 그게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몸이 이미 그 모양에 익숙해져 있으니, 머리로는 바른 자세를 생각해도 실제 느낌은 다르게 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자세가 틀어지면 불편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불편함이 뚜렷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오래 그 자세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몸이 힘들다고 크게 말하지 않으니 괜찮은 줄 알고 계속 앉아 있는 식이었습니다.
이게 무서운 점은 나쁜 자세가 특별한 상태가 아니라 평소 상태처럼 느껴진다는 데 있었습니다. 원래 이렇게 앉는 줄 알고, 원래 이 정도는 괜찮은 줄 알고 넘기게 됩니다. 그래서 잘못된 자세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몸이 보내는 불편함보다 익숙함이 더 먼저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불편하지 않다고 해서 괜찮은 건 아니었습니다
저는 한동안 통증이 없으면 문제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꼭 아파야만 몸이 틀어진 걸 알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프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지나가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고개가 앞으로 나와 있어도, 어깨가 둥글게 말려 있어도, 당장 참기 힘든 통증이 없으면 그냥 계속 그렇게 있게 됐습니다.
생각해보면 몸은 항상 큰 신호만 보내는 게 아니었습니다. 어떤 날은 목이 조금 뻣뻣하고, 어떤 날은 어깨가 은근히 무겁고, 또 어떤 날은 등이 답답한 정도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그런 작은 느낌은 일상 속에서 쉽게 묻혀 버렸습니다.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오래 앉아서 그런가 보다 하면서 넘긴 적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작은 불편함조차 익숙해지면 잘 못 느끼게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잘못된 자세는 아프기 전까지 방치되기 쉽고, 방치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자연스러운 모습처럼 굳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몸보다 눈으로 봤을 때 더 분명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자세를 몸으로 먼저 느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눈으로 확인했을 때 더 분명하게 알게 된 적이 많았습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봤을 때, 사진 속 제 자세를 봤을 때, 화면에 비친 옆모습을 우연히 봤을 때 “내가 이렇게 앉아 있었나” 싶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몸은 괜찮다고 느끼고 있는데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은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알게 된 건 느낌과 실제 자세가 꼭 같지는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몸이 편하다고 느끼는 자세가, 바른 자세는 아닐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래 앉아 있거나 집중할 때는 더 그랬습니다. 눈은 일에 가 있고 몸은 익숙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스스로는 그걸 거의 못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자세를 인지하는 데는 느낌만 믿기보다 가끔은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몸은 이미 익숙해져서 괜찮다고 말하는데, 실제 모습은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제가 앞서 정리했던 “자세 습관이 바뀌면 일상이 달라지는 이유”에서도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집중할수록 자세는 더 쉽게 잊혔습니다
일을 하거나 휴대폰을 보고 있거나, 뭔가에 정신이 쏠려 있을 때는 자세를 더 못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책상에 앉아 집중하다 보면 처음엔 똑바로 앉아 있다가도 어느새 고개가 앞으로 빠져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순간에는 자세보다 해야 할 일이 더 크게 느껴져서 몸 상태를 거의 체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몸은 점점 익숙한 모양으로 돌아가고, 머리는 그걸 알아차릴 틈이 없어집니다. 그러니 잘못된 자세를 인지하지 못하는 건 단순히 무심해서만이 아니라, 일상 자체가 자세를 자꾸 뒤로 미루게 만들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앉아 있는 시간이 긴 날에는 자세를 한 번 무너뜨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같은 흐름이 반복됐습니다. 흐트러진 상태가 오래 이어지고, 또 그게 반복되면 몸은 점점 그 자세를 보통처럼 받아들이는 것 같았습니다.
아프기 전에 못 느끼는 게 더 큰 문제일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예전과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아프면 고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프기 전에 못 느끼는 상태가 더 문제일 수 있다고 봅니다. 몸이 이미 익숙한 쪽으로 굳어지고 있는데도 내가 그걸 전혀 모르고 있으면, 바꾸려는 시작 자체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먼저 느끼는 신호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허리가 먼저 답답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목이 먼저 뻣뻣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통증만 기다리면 이미 너무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몸이 크게 불편하지 않아도 내가 어떤 자세로 오래 있었는지 한 번씩 돌아보게 됩니다.
결국 잘못된 자세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보다 익숙함이 더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불편해야만 확인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 내가 편하다고 느끼는 자세가 정말 괜찮은지 가끔씩 다시 보려고 합니다. 저한테는 그게 훨씬 현실적인 방법이었습니다.
함께 보면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
- 습관을 바꾸기 전과 후의 차이
- 자세가 안정되면서 달라졌던 일상
- 자세 습관이 바뀌면 일상이 달라지는 이유
